오늘의 글은 제 아버지(고인)에 대한 글입니다.
물론 실화이구요.
저도 잘 믿겨지지 않으므로 제 할머니가 살아 계실적에 할머니 한테 확인을
하였고요, 90년 초에 우연하게 옆 동네에 갔다가 아버지 친구분을 뵈어서
이런저런 옛날 이야기를 하다가 역시 제가 어머니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물으니 그 아저씨도 생생하게 기억 하신다면서 한동안 껄껄 웃으시더군요.

따라서 어머니의 말씀과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 친구분의 일치된 주장 
이므로 확실하게 실화임을 밝혀둡니다.

먼저 저의 아버지가 어떤 분인지 잠시
설명을 하고 이야기를 시작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제가 어릴때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것이므로 제가 직접 
본 것은 없고 어머니와 형, 그리고 아버지 친구분이 해주셨던 내용 입니다.

제 아버지는 키가180이 넘는 거구 였다고 합니다.
참고로 제형도 180이 조금 넘는데 저희 지역에서는
오래전에 3대 장사로 
이름을 날렸드랬습니다.
이런 형도 새발에 피 정도로 만들어 버린 엄청난
괴력과 주먹을 지닌 분이 
바로 제 아버지라고 합니다.

만약 제 아버지 앞에서 동네 사람들이 술 마시고 싸움이라도 했다간 불같은 
아버지 한테 비오는 날 먼지가 날 정도로 사정없이 두들겨 맞았다고 합니다.
거대한 덩치에 맞지 않게 막 울타리를 훌쩍 훌쩍 뛰어 넘었다고 하기에 
저는 어머니와 형이 거짓말 한다고 절대로 믿지를 않았습니다.

여러분!!! 한 번 생각해 보십시요.
어떻게 사람이 2미터 이상되는 울타리를 그냥 폴짝 뛰어서 넘나요?
무슨 무협지의 무술 고수도 아니고...ㅋㅋㅋ
그런데 90년 초에 아버지의 친구분을 만나고서야 믿을 수 밖에 없더군요.
그 아저씨는 오히려 한 술이 아니라 몇 술 더떠서 이야기를 해주시더군요.

이렇게 엄청난 괴력과 쌈실력까지 지녔던 아버지도 수개월 동안 동네
사람들의 안주거리로 웃게 만든 사건이 일어나게 되었던 것이지요.

참고로 그 당시에는 저희 집과 동네가
조그마한 섬에서 약60여 가구가 
살았다고 합니다.
왜놈들의 식민지가 되기 전부터 많은 가구가 거주해 살았었는데 
그 이유가 맹수등이 나타나서 민가를 습격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 섬에서 많은 사람들이 살았다고 하더군요.

1950년 중반쯤 가을 어느 날 아버지는 읍내에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고 하면서 섬을 건너 육지로 나갔다고 합니다.

그날 밤이 되어도 않들어 오므로 어머니는 아침이나 되어야 들어
올려나 보다 하며 잠을 청했다는 군요.
섬이다 보니 밀물과 썰물을 잘 맞춰야 되었던 것이지요.

이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서 그때가 한 새벽2-3시 쯤 되었을까?
하는때에 갑자기 건너편의 조그마한 섬에서 벼락치듯 하는 고함소리와
함께 무슨 싸움을 하는건지, 씨름을 하는건지 모를 고함 소리와
기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동네 사람들이 자다말고 일어나서 앉아있고, 방문을 
열어보고, 또는 밖으로 나와 본 사람들이 가만히 귀를 귀울여 보니까
상당히 낮이 익은 목소리 인데 아무리 들어보아도 아무개(제형)
아버지가 틀림이 없는지라 동네 아저씨들이 횃불을 준비하여 
어머니 한테 왔다고 합니다.

저 건너편에서 아무개 아버지가 웬 고함을 치고 기합을 넣고 하는데
아무래도 누군가와 싸우는 것 같으니 가봐야 한다고 하여서 어머니도
형을 옆집에 맡겨놓고 동네 아저씨들이랑 아버지의 고함소리가 
나는 곳으로 급하게 갔다는 군요.

횃불을 들고 그 작은 섬으로 가보니 그곳에는 옛날 부터 높이가
6-7미터에 무게는 수십톤은 될 듯한 커다란 바위가 위로 삐죽이
솟아 있었는데 제 아버지는 그 바위를 부등켜 안고서 온 힘을
쓰며 그렇게 발버둥을 치고 있더랍니다.

"야핫", "으랏차차", "끄아아아악", "야 이놈아 자빠져랏"
"으아차찻 자빠져랏 끼놈앗" 하면서 그 거대한 바위를 부둥켜 않고서
마구 힘을 쓰고 있는 아버지를 본 동네 사람들은 결국 참지 못하고
배꾭을 잡고서 웃고야 말았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이 황당한 모습에 아버지를 부르면서
"아무개 아버지 지금 이게 뭣하는 것이요?" 라면서
물었으나 뒤도 않돌아보고는 마구 힘만 주고 있더라는 것이지요.

동네 사람들이 참았던 웃음을 터트리자 어머니는 손바닥으로 
아버지의 등을 찰싹 찰싹 때리면서 소리를 지르자 그제서야 아버지는
어머니를 보면서 하시는 말씀...

"얼라!!! 임자가 여긴 먼일이여?" 라고 하시므로 결국 어머니도
너무 우스워서 막 웃고 있는데 정신을 차린 아버지는 동네사람들
수십명이 여기저기서 막 웃고 있으니까 무안 했던지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아 웃지덜 마러, 나가 집이루 오는디 말여, 워떤 크다란 늠이 나한티
와서는 야! 너 나랑 씨름허자? 그러더란 말여, 않돼 나 시방 집이 가야혀
그러구는 집으로 갈라구 허는디 아 이늠이 내앞을 턱!허니 막구서는
너 나랑 씨름허자 그러드란 말여, 그래서 그늠을 이겨서 버릇을 고쳐
놀라구 시방 씨름 허던 중이여 알어?"

결국 아버지는 장난끼 많은 도깨비 한테 홀려서 거대한 바위를 붙잡고
몸부림을 친 꼴이므로 동네 사람들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천하 장사에다
누구도 함부로 못하는 쌈잘하는 사람이 도깨비의 장난에 휘말렸다고
생각하니 더더욱 웃겼다고 합니다.

그 후로 아버지는 새벽 2시쯤에 그곳에 가서는
"야! 너 나와봐 다시 씨름하자"
"얼릉 않나와? 너땜이 나 망신 당했으니께 얼릉 나와서 씨름하자아~~~"

이러기를 무려 열흘동안 이나 하더니 결국 지쳤는지 포기를 했다고
합니다.

그 바람에 동네 사람들은 20분인지, 30분인지, 아니면 한시간 인지 모르지만
엄청 시끄러운 고성방가로 씨름하자고 소리를 치는 통에 잠을 못자고 고생을
하였다고 합니다.
아버지 친구분도 그 당시 당최 시끄러워서 열흘 동안은 잠도 못자고
불면증에 시달려야만 했다고 하더군요.

이 일로다가 아버지는 옆 동네는 물론 읍내까지 아버지 친구들 한테
소문나서 몇 달동안 안주거리로 입에 오르내리며 많은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Posted by 돈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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