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취한 달구
달구는 아내인 달녀와 자녀를 둔 평범한 가장입니다.
달구는 직장에서 술자리가 빈번합니다.
그래서 자주 술을 마십니다.
 
오늘도 달구는 취한몸을 겨우 가누며 집에 와서는 초인종을 누릅니다.
 
"딩~~~~동"
"누구세요?"
"어,,,각시~~이~~ 나야~~아"
이어서 문이 열리고 달녀가 반갑게 맞아줍니다.
"아휴 또 술마셨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
"응 거래처 사장이 자꾸 빡빡하게 굴길래 달래느라고 마셔야만 했지"
 
혀꼬부라지게 말한 달구는 달녀의 볼에 뽀뽀를 해주고는 비틀비틀 세면실로 
들어가서 양말을 벗고 대충 발을 씻고 치약을 듬뿍 묻혀서 양치를 합니다.
'치카치카 쵸코쵸코'
이 사이를 깨끗하게 닦고 혀도 깨끗하게 양치를 합니다.
이렇게 발씻고 양치를 하는 버릇은 술마시거나 않마시거나 결혼전부터
해오던 습관이라 정신이 없을 정도로 술을 하셔도 달구는 항상 양치를
해왔습니다.
 
그래서 술마시고 들어와도 아내에게 미움을 받지 않았습니다.
양치를 마치고 세면실을 나오다가 아내에게 제지를 당합니다.
"않되! 세수를 않했자나 다시 세수하고 나와"
"응! 세수? 음 그렇군"
 
달구는 다시 세수를, 아니 대충 물만 묻히고는 나옵니다.
달녀의 부축을 받고 방으로 들어간 달구는 달녀의 도움으로 옷을 벗고는 
자리에 누워 착하게 잠을 잘 잡니다.
달녀는 그런 달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한마디 합니다.
 
"이상하네 옆집에 아무개 엄마(말녀)는 역겨운 악취를 풍기며 달려들곤
한다던데 가끔 술주정도 하고..."
"어디 악취가 나나 볼까?"
달녀는 잠들어 버린 남편의 입을 벌리고는 코를 가까이 갖다 대봅니다.
약간의 술냄새와 치약냄새만 날뿐 옆집의 말녀가 말한 토할 정도의 악취는
전혀 없습니다.
 
"음...옆집남편은 평소에도 입냄새가 심한가 보군"
그렇게 생각하면서 달녀는 남편을 위해 꿀을 탄 자리끼를 머리맡에 두었습니다.
또 어느때는 곧바로 잠을 자지 않고 달녀에게 꿀맛같은 사랑을 안겨줄때도
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달구는 머리도 띵하고 속도 좀 불편하지만 그런대로
견딜만 했습니다.
아내가 머리맡에 마련해준 꿀물 덕분이였습니다.
달녀는 남편을 위해 김국을 끓였습니다.
 
달구가 가장 좋아하면서도 속이 잘 풀리는 국이기 때문입니다.
달구는 김국을 보자 입이 귀에 걸립니다.
순식간에 밥 한그릇과 국을 다 비우고는 흡족한 표정으로
달녀를 바라보면서 
말합니다.
 
"역시 각시가 최고야 각시가 끓여준 국을 먹으면 그냥 술독이 싹 빠져버리면서
속이 편해지고 머리가 맑아진단 말이야 오늘아침 김국은 정말 환상적이였어"
달구는 출근하면서 달녀를 꼭 안아주고는 뽀뽀를 해주고 나갑니다.
달구와 달녀는 매일 행복합니다.






술취한 말구

말구도 아내인 말녀와 자녀를 둔 평범한 직장인 입니다.
말구는 오늘도 술을 마셨습니다.
어느때는 업무관계로 또 어느때는 지인들과 어울리다 보니 술을 수시로

마시게 됩니다.
오늘도 말구는 거나하게 취해서는 초인종을 누릅니다.
 

"띵~~~똥"
"누구세요?"
"야!!! 누구긴 누구야!!! 하눌가튼 서방님이지 빨랑 여르란마랴"
말녀는 순간 열이 확 뻗쳐옴을 느끼며 냉랭하게 말합니다.
"흥 뭐하러 들어와? 밖에서 술 퍼마시다가 걍 아무데서나 자지"
 

하고는 문을 열어주고 얼굴조차 마주치지 않으려는 듯 홱 돌아서서 주방에서
이것저것 꺼냈다가 넣었다가 하며 화난 감정을 삭히려고 노력합니다.

말구는 술을 마시면 발을 씻거나 양치를 하거나 하는것을 절대로 않합니다.

말녀가 수없이 타이르고 화내면서 세면과 양치와 발 씻는것을 하게 하였지만

말구는 막 화내면서 씻는것을 거부하였기 때문에 이제는 말녀도 아예

포기한 상태입니다.
 

말구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말녀를 보다가 약간 다정한 말투로 수작을 겁니다.
"오 그대가 오늘따라 섹시하게 보이는 구려"
말녀는 그러거나 말거나 본 척도 않합니다.
말구는 말녀를 우악스럽게 손목을 잡아 끌고는 방으로 들어갑니다.
 

얼굴은 하루종일 씻지도 않아서 기름기가 미끌거리고 입에서는 담배 냄새와
무엇을 먹었는지 모를 역한 악취를 풍기면서 말녀에게 달려듭니다.
말녀는 정말 더이상 살 수 없을것 같았습니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십년이 넘도록 이 악몽을 더이상 견디기가 어려웠습니다.
 

말녀는 부부관계를 싫어하는 그런 여자가 아닙니다.
다만 남편이 술 마시고 악취를 풍기면서 달려드는것은 정말 더이상 참기가 
어려운 너무나 힘든 고문이였습니다.
이에비해 술마시고 주정을 하는 것은 차라리 행복하다고 여길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숨쉬기 어려울 정도의 악취를 풍기며 제 볼일을 끝낸 말구는 한동안
술주정 하다가 잠들어 버립니다.
 

거기에다 술마신 날은 코까지 심하게 골아댑니다.
"커러렁 커렁", "드러렁 드렁", "푸파 푸파~~~아"
말녀는 결국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서 베고있던 베게로 말구를 두둘겨 패면서
소리칩니다
.

"으아아 너랑 이젠 못살아, 아니 않살아 이 웬수야"
그리고는 씩씩 대면서 아이들 방에 가서 잡니다.
말구는 술만 마시지 않으면 참 멋있는 남편이고 입냄새도 전혀없는 말녀를
'뿅'가게 하는 그런 남자입니다.
 

말구는 아침에 일어나서 속이 쓰리고 아파서 거의 죽을상을 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말녀는 본척만척 하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국을 끓여서는 
아이들만 잘 먹게 해줍니다.
말구는 몇 수저 뜨는둥 마는둥 하다가 말녀의 손을 잡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보 미안해 내가 또 술마시고 당신 힘들게 했지?"
말녀는 싸늘하게 쏘아보고는 차갑게 말합니다.
"우리 한동안 휴식기긴이 필요한것 같아요. 당신이 술을 끊던지 술을 마셔도
제정신을 유지하던지 둘중에 하나가 이루어질 때까지 그렇게 해요"
 

말구는 말녀의 말을 듣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자신이 도대체 술을 마시면 왜 그렇게 변할까? 라고 생각해 보지만 그 이유를
알수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필림이 끊겨서 아무것도 생각나는 것이 없는 것도 아니고 다 생각이
나기 때문에 모두 알고 있었지요.
 

결국 말구는 무릎을 꿇고 싹싹 빌고 또 빈 끝에 말녀에게 술마신 다음에는
무조건 옆집의 달구처럼 할 것을 맹세하고 겨우 별거를 하자는 아내의
마음을 돌려놓을수가 있었습니다.
 

말구는 다 죽어가는 몰골로 출근을 합니다.
머리도 아프고 속은 쓰리고 울렁울렁 거립니다.
오늘 저녁은 달구와 만나서 아내를 열받게 하지 않는
비법을 배우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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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돈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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