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최정예 조선함대가 출현하다.
1592년 음력으로 5월 7일 한 낮에 이르러 옥포 앞 바다를 정찰하던
척후선으로부터 3발의 신기전(神機箭)이 하늘 높이 발사되었습니다.
세발의 신기전은 적함 30여척을 발견 했다는 신호였습니다.
사령선의 군사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하자 '진중하기를 태산과 같게 하라'는
군령을 내려 전군에 전달케 하였습니다.
옥포 해안에 정박하고 있던 왜군 전함은 도도 다카도라와
호리우치 우치요시가 거느리는 전함들로 남해의 해로를
책임지고 있던 최고의 정예 전함 선단 이었습니다.
이들 왜군 전함은 부산진과 김해를 휩쓸고 동월 6일에 율포를
거쳐 7일 오전쯤에 옥포에 도착하여 승리의 자축을 벌이고
있던 중 이었습니다.
그동안 이들 왜군 전함들은 조선 수군다운 수군을 만나 보지도
못했거니와 해전은 더더욱 겪어 보지 않았기 때문에 조선에는
더 이상 수군이 없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으며, 온통 자신들의
세상인 듯한 착각에 빠져 있던 중 이었습니다.
이렇게 잔치 분위기에 취해서 즐기던 왜군들은 조선 수군이
길게 횡대로 늘어선 대오를 갖추고 서서히 접근하자 맨 처음엔
당황하며 긴장하였다가 그 전함의 숫자가 채 30여 척도 되지
않는 것을 확인하자 거침없이 왜군 전함 50여척을 출동 시켰습니다.
임진란 당시 왜군의 해전이란 것이 조선군의 전함 꼬리에 붙어서는
판옥선에 뛰어올라 백병전을 통해 조선군을 살상하고 수군 대장의
목을 베는 것으로 승패를 가르던 아주 원시적인 방법이었습니다.
특히 유럽쪽의 해전은 전함 앞에 강력한 충각장치를 부착하여
적함의 옆 면을 들이받는 충각 전술을 주로 구사하였던 반면에
왜군의 전함은 충각전술이 아닌 뛰어난 검술의 고수들로 이루어진
왜군이 조선군의 전함에 뛰어올라 단병접전으로 섬멸하는
전술을 구사 하였습니다.
이러한 왜군의 전술을 미리 간파하고 판옥선에 강력한 원거리,
중거리, 단거리의 화포를 장착하여 함포 사격을 통해 왜군을
섬멸한 그야말로 전 세계의 해전사에 길이남을 엄청난 전술을
구사한 분이 이순신 장군입니다.
어느 논문에서 이순신 장군을 너무 오버하여 크게 평가 할 필요가
없다고 쓴것을 보았는데 이는 그 당시 세계 해전의 전술을 망각한
참으로 안타까운 논문으로 보입니다.
그 대단한 서양에서도 겨우 충각을 이용한 해전을 치루던 시절에
함포를 탑재하여 함포사격으로 적함을 궤멸시킨 이순신 장군의
능력을 과소평가해도 한참이나 과소평가한 처사인 것입니다.
한편 왜군의 전함들은 떼로 달려들면서 판옥선에 올라서
단병접전을 통한 백병전을 치루려 하였습니다.
그러자 그져 평범하게 길죽이 횡대로 늘어서 있던 조선 수군은
사령선(이순신 장군)에서 명령기가 하나 '불쑥'올라오자 왜군 함대를
빙 둘러싸는 듯한 형태를 취하면서 학인진을 펼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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