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은 원래 죽은이의 지인들이 생전을 회상하면서
추모형식의 글을 적은 깃발 입니다.
이런 만장이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어느 지역에서는 그냥 빨간색,
노랑색, 하얀색등 몇 가지 색을 섞은 그냥 깃발만 들고
상여를 따르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죽은자에 대한 추모글을 적었던 만장은 어느 때 부터인가
그냥 죽은 자가 마지막 가는 배웅의 의미만 지니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저의 어머니가 2살된 누나와 겪은 무서운 일 입니다.
그러니까 누나가 58년생이니까 정확히 1960년 한참 무더운 여름이였지요.
그 당시는 권력에 미친 김일성이가 민족 상잔의 비극을 불러일으킨
6.25가 끝난지 7년쯤 되었을 때니까 나라가 온통 가난하고 입을것,
먹을것이 없어서 굶어죽고 병들어 죽는것이 그져 일상다반사 였다고 합니다.
오직 부모로부터 튼튼하게 물려받은 건강한 체질의 사람들만
살아남을 수 있는 그러한 때 였는데 그래도 잘먹고 살던 집안에서 사람이
죽으면 이 만장 이란것도 그럴싸 하게 규모가 되도록 준비해서 상여를
따르게 했다고 합니다.
헌데 마침 어머니가 살던 동네에서 한 참 떨어진 어느곳에서
밥술 꽤나 먹고 산다는 사람이 죽었는데 마침 할아버지와 지인이었던
관계로 할아버지께서 문상을 갔다가 관을 묻고 태우려는 만장을 보니
색동계열의 만장이 어찌나 곱고 부티 나던지 할아버지는 저것을 가져다가
셋째아이 딸(손녀)에게 주면 참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색동의 만장
두장을 거두어 집으로 가져갔다고 합니다.
그 당시에 부자집에서 초상이 나면 만장을 많이 장만하는데 이 만장들은 대부분
마을 사람들이 집으로 가져가서 옷감으로 사용하거나 집에서 유용하게 썼다고 합니다.
당시 만장으로 사용 되었던 색동계열의
옷감과 비슷한 현재의 색동 옷감
제가 살던 곳 에서는 만장에 아무런 글씨를 쓰지 않았기 때문에
옷감과 비슷한 현재의 색동 옷감
제가 살던 곳 에서는 만장에 아무런 글씨를 쓰지 않았기 때문에
집에 가져가서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워낙 나라가 가난하니 만장조차 귀한 것이어서 태우는 것 조차 아까웠던
것이고, 헐벗고 굶주렸던 당시의 사람들은 만장조차 감지덕지 하였던 것이지요.
이렇게 집으로 가져왔던 만장을 셋째 아들집에 가지고 오셔서는 어머니에게 주면서
"얘야! 이거 보기가 좋아서 애기한테 주라고 가져왔다"라고 하시므로 속으로는
만장이라서 좀 찜찜하기는 하지만 어머니가 보기에도 만장이 참 곱게 보이고
질감도 좋아서 할아버지 말씀대로 아기의 여름용 홑이불(여름용 이불)을 만들어서
아이에게 덮어주기로 하였는데, 만장 홑이불을 다 만들어서 처음 덮어준 날 밤에
날씨도 워낙 덥고 하여서 마당에 멍석을 깔고 아이를 만장홑이불로 한 두번
감아서 옆에 뉘이고 잠을 청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한참이나 잤을까? 잠결에 안고있던 아이를
누군가가 자꾸 들어 올리려고 하더랍니다.
잠결에 애아버지가 왔나보다 하면서"아유 아무개 아버지 그냥 놔둬요,
방은 너무 더워서 밖에 나와서 자는거니까" 그런데도 자꾸 들어 올리길래
'왜 그런가?'하고
눈을 떠보니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만장 홑이불에 싸인 아이만
약 1미터 높이로 공중부양을 하고 있더랍니다.
기겁을 하여 아이를 끌어 내릴려고 하여도 도무지 옴짝달싹도 않하는데
어머니는 놀라서 "아이고 동네 사람들아, 여기와서 애기좀 살려줘 이게 어쩐일이여"
외치면서 발버둥 쳤지만 아이는 꼼짝도 않하고 주변에 사람들이 들었는지 어쨌는지
계속 소리치면서 아이를 안으려는 찰나 무형의 힘으로 어머니는 1미터 정도
밀려나면서 쓰러졌는데 쓰러지면서 보니 아이의 몸을 감싸고 있던 만장 홑이불이
갑자기 갈기갈기 찢겨 지더랍니다.
이 황당한 사실을 목격한 어머니는 너무 놀라고 황망하여 소리치면서
아이한테 달려 들었는데 순간 아이는 땅으로 떨어지고 무서운 현상은
순식간에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 순간 동네 사람들이 어머니의 외치는 소리를 듣고 사립문으로 들어서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몰려오자 귀신은 사라졌던 것입니다.
동네 사람들이 횃불을 들고 마당에 들어서자 아이를 감쌌던 만장 홑이불은
갈기갈기 종이 조각처럼 찢어져 있었고, 아이는 계속 잠을 자고 있었답니다.
이 아이가 현재 50대 중반에 이른 저의 누나입니다.
제가 태어나기 훨씬 몇 년 전에 있었던 일이라서 어머니에게
어릴때 부터 옛날 이야기와 함께 들었던 실화입니다.
이 만장홑이불 사건을 들은 동네의 한 어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만약 심령이(사람한테 깃들어 있는 영혼)약한 사람이였다면 가위에
눌려서 아침에 시체로 발견되었거나 미쳤을 것이고, 아이나
어미중 둘 중에 하나가 죽었거나 둘다 죽었을것이다.
헌데 자네는 그 귀령의 힘에 눌려 숨을 못 쉬기는 커녕 소리를
질러서 동네 사람들을 불러내고, 그 귀령과 맞붙어 싸워서 자네
목숨과 아이까지 살렸으니 자네는 그 기운이 떨어지지 않는 한
오래 살 것이네"라고 했답니다.
그 덕분인지 80 중반이 되신 어머니는 건강하게 잘 살고 계시므로
아들 된 입장에서 이보다 기쁘고 감사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할아버지도 놀라서 달려왔고, 결국 이쪽저쪽을
통하여 그 연유를 알아 본 결과 하필 죽은자의 원귀가 그 만장에 붙어서
따라 왔는데, 이는 자신의 만장을 태워주지 않고 산자가 집으로 도로
가져가므로 원귀가 되어 들러 붙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죽은자의 모든것은
잘 태워 주도록 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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