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돈 이야기
옛날 재벌의 며느리 들이기 3부
돈재미
2012. 4. 11. 06:00
비록 두되라 해도 벌써 닷 되, 곧 반을 두 끼에 먹어치운 것입니다.
이전 처녀들은 열흘도 버티었는데 이 처녀는 단 하루이틀 만에
쌀 한 말을 다 먹고 떠나버릴 모양이었습니다.
이왕 일찍 왕정승댁 며느리 되기를 포기 한다면 차라리
한 이틀 만에 철수를 하는것이 옳은 방법일지도 모를 일이지요.
이런 생각을 하는 남녀 종에게 드디어 가난한 집 처녀가 물었습니다.
"사람은 우선 든든히 먹고 나면 무엇을 해야 하느냐?
노느냐???
아니면 자느냐???"
남녀종이 답하길...
"그야 일을 해야 겠지요."
"그러면 우리 일을 하자꾸나!!!
일을해야 먹고 살지...
벌어야 먹지...
산입에 거미줄을 안 치려면 나대고 꾸물거리고 움직여야 하느니라.
그런데 내가 여기는 발이 넓지 않아서 일 솜씨는 있다마는 일 거리를
어디가서 얻어올 수가 없어 안타깝구나!!!
여종아!!!
너 왕정승 일가네 안방마님들을 찾아가서
너 왕정승 일가네 안방마님들을 찾아가서
빨랫감이랑 옷 짓기와 이불 짓는 것을 다 맡아 올 수 있겠느냐???"
"남종아!!!
너는 저 산이 누구네 산이냐...???
보아하니, 왕정승네 산 아니면 일가네 산 같구나...
보아하니, 왕정승네 산 아니면 일가네 산 같구나...
가서 나무를 한 짐 해다가 그 댁에 갖다주고 나무값을 받아오너라.
그 집은 누가 하든 나무는 해다가 땔 것이 아니더냐???
그러니 네가 해다주고 돈을 벌어야 하느니라!!!"
"나는 그 사이에 집안 청소를 싹 해두고 이제 일 할 준비를 해야겠다."
그러면서 팔을 걷어 부치고 집안 청소를 해내는데 순식간에
유리명경 같이 '빤짝~빤짝~'하게 집을 쓸고 닦고 빛을 내놓는 것이었습니다.
앞서 온 처녀들이 남긴 땟자국 마저 씻어내 버린 것이지요.
그리고는 여종이 맡아온 일거리들을 척척 하는데...
그 날렵하고 흠잡을 것 없는 마무리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못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신바람나게 일을 하고 돈을 벌고, 자기도 먹고,
여종도 먹이고, 남종도 먹이고 고기반찬에
인물나게 먹이고...
땟갈나게 먹이고...
모양나게 먹이고...
일 잘한다고 칭찬을 해주며, 잘 못하면 이렇게 하라고 가르치고
자기가 모르는 왕정승네 살림 대목은 남녀종에게 물어서 익히고...
그러니 종들이 그져 좋아서 죽겠다는 것이었지요.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 가난한 집 처녀를 존경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남자종은 그져 감격을 하였습니다.
"부디 한 달을 잘 채우소서!!!"
이렇게 기원까지 하였습니다.
어느새 한 달이 다 갔습니다.
딱 한달이 되자 이 가난한 집 처녀에게
왕정승이 나타났습니다.
"너는 참으로 대단하구나!!!
감사하며...
즐거워하며...
노력하며...
차~암~ 지혜롭게 사는구나!!!
너는 이제 합격이다.
잘 했다...
이제 우리집 며느리다."
"..."
"아니 왜 말이 없느냐?"
"저는 정승에게 시집을 올 것이 아닙니다.
정승의 아드님에게 올 것인데 한 달간 구경조차
못 하였으니 어이 시집을 잘 간다 하겠습니까?"
그러자 갑자기 호탕한 웃음소리와 함께 말이 들려왔습니다.
"ㅎㅎㅎ 그 신랑감을 한 달간 보았지...
아니 부려먹었지 않았소???"
나무만 하던 남종이 호탕하게 웃으면서 가난한 집 처녀의 손을 잡았습니다.
이 며느리 덕분에 왕정승은 훗 날 크게 이름을 떨치고 활인(活人)을 하여
백성들로 부터 존경받는 인물이 되었다고 하니 한 집안에 며느리가
잘 들어오면 가세가 더욱 일어나고 후손 또한 훌륭하게 클 것이니
저절로 명문 집안이 대를 이어 가는 것입니다.
왕정승의 며느리 들이기와 그가 베푸는 나눔의 미덕은
요즘 재벌들이 본받을 만한 본보기가 아닌가 합니다.
왕정승과 아들 내외는 얼마전 까지 잘먹고 잘살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