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와 그의 아내는 추석 상여금을 앞에놓고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매년 명절때 갈 때마다 친가 부모님에게 용돈을 드렸었고 처가 부모님에게도
용돈을 조금이라도 보내 드렸지만 올해는 상여금도 적게 나왔고 처가에 가면
모처럼 만난 조카들도 있어서 용돈도 주어야 되고 여러가지 고민이
생긴것이지요.
 
달구와 달녀는 한참동안 머리를 맞대고 요리쪼개고 저리쪼개어서
잘 맞추었습니다.
달구가 말했습니다.
"여보 올해는 몇 년 만에 처가에 가니까 처가 부모님과 조카들 용돈을 넉넉히 
주어야해 그러니까 친가 부모님은 용돈을 보내드리지 말자.
설때나 보내드리지 뭐"
 
하면서 친가 부모님 용돈을 처가 부모님과 조카들 용돈에 더 보탭니다.
달녀는 남편을 잠시 바라보다가 "그래도 항시 드리던 용돈인데 드려야지"
하면서 다시 친가 부모님 드릴 용돈을 만들었습니다.
 
달구는 그래도 장인장모께 드리는 용돈이 너무 적은 듯 하여서 아내에게
그대로 다 드리자고 하였지만 달녀는 친가 부모님도 용돈을 드려야 된다고
고집을 피우므로 결국 달구는 아내의 의견에 따르기로 합니다.



말구는 이번 추석에 친가로 갈려고 하였으나 아내의 엄청난 바가지 
신공에 결국 굴복하고 처가를 방문하기로 하였습니다.
말녀도 남편을 악으로 깡으로 눌러서 굴복을 시키긴 하였으나 
기분이 아주 망쳐진 상태입니다.
 
말구의 상여금은 유난히 작년보다도 적게 나왔고 
이 적은 상여금으로 서로 고민 하다가 말구가 말합니다.
"어차피 올해는 상여금도 적고 또 처가에 가서 추석을 세기로 하였으니까
친가의 부모님에게 용돈으로 보내드리자고"
 
"친가의 부모님에게 용돈을 얼마 보내드릴건데?"
"뭐 얼마되지도 않으니 우리 다녀 올 경비 제하고 다 보내드리면 되지머"
"아니 요번달 가계도 어려운데 다 드린다고? 그리고 처가 부모님은
얼마드릴건데?"
"처가 부모님? 아니 이번 추석에 찾아뵙는데 용돈은 무슨용돈 그냥 선물이나
좀 사다가 드리면 되는거지"
 
갑자기 말녀는 눈꼬리가 치켜지면서 얼굴이 사납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뭐라고 당신 지금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친정부모님은 한 푼도 않드린다고?"
"아니 드리면 좋겠지만 여러가지로 사정이 그렇자나"
"무슨사정이 그렇다는 건데 응? 당신 매번 친가에 갈때마다 친가 부모님 용돈만
챙겨드리고 처가 부모님 용돈은 단 한번도 보내드리지 않았어 알아? 그런데 
모처럼 찾아뵙는 처가 부모님은 단 한푼도 않드리고 매년 드리던 친가 부모님에게 
용돈을 보낸다는게 말이나 되는거야?"
 
"아니 이사람이 뭔소리를 하는거야? 그럼 당신은 시부모님에게 
용돈 드리는게 싫다는거야 지금?"
"누가 그렇대? 당신 지금 하는 행동이 완전히 
처가 부모님 무시하고 있다는거 알아?"
 
"누가 무시해 내가 아무리 나쁜 놈이래도 어떻게 마누라 부모님을 무시하니?"
"무시하는거 맞거든 당신 있자나 매번 갈때마다 친가 부모님에게 용돈을
드렸으니 이번은 처가를 가니까 당연히 처가 부모님에게 
용돈을 드려야 하는거 아니냐구"
 
말구는 말문이 막혔습니다.
아내의 말이 전부 옳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말구는 아내의 바가지 신공에 밀려서 친가를 못가게 된 분풀이를
할 생각으로 친가 부모님에게 용돈을 드려야 된다고 우기기 시작하였습니다.
결국 말구와 말녀는 대판 싸우고는 결론도 못 내린채 서로 각방에서 
화를 가라앉혀야만 했습니다.
  

'좋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다림의 미학, 마테차의 다도를 즐기는 남미인들  (31) 2011.07.17
달구네 말구네(7편)  (2) 2011.07.07
달구네 말구네(5)  (2) 2011.07.07
달구네 말구네(4)  (2) 2011.07.07
달구네 말구네(3)  (2) 2011.07.07
Posted by 돈재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