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 이어서 오늘은 돈재미의 후배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 후배는 20대 때는 매우 초라하고 빈곤하여 허름한 작업복 바지에
기름때 묻은 잠바에 손과 손톱에는 늘 시커멓게 기를 때가 묻어 있어서
요즘의 노숙자 보다도 몰골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이럴때 쯤에 서울에서 한가닥 깨나 하던 집안의 딸이 대학을 졸업하고
이 후배를 한눈에 '척!' 보고 엄청난 능력을 지닌 남자라는 것을 알고는
다짜고짜 따라다니며 연애를 하다가 결국 결혼까지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후배의 장인되는 어른이 또한 사람보는 안목을 지녔던지
단번에 '우리 딸이 제대로 된 놈을 데려왔다'면서 칙사 대접을 해주는데
장모될 어른은 그냥 기절하여 몸져 눕고 말았다고 합니다.

워낙 행색이 노숙자는 저리가라 이고 꾀죄죄에 그야말로 어디를 보아도
사람같은 구석이 없는 이 청년을 보고 쓰러졌던 장모될 분도 무리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 당시 이 후배는 부품을 깎는 조그마한 선반 업체에서 일했는데
박봉에다가 노예처럼 일만 하던 그야말로 도무지 좋게 봐줄만한
구석이 전혀 없던 총각 이었지요.

돈재미가 그 후배를 한 두어번 보았는데 처음 보았을 때 
돈재미는 그 후배가 너무나 부러워서 한동안 눈을 떼지 못하였습니다.
눈은 총기로 빛나고 있었고, 굳게 다문 입술은 길죽하며, 눈은
크면서 길죽한 봉황의 눈이요, 코는 크고 단단한 대들보 코인데
그야말로 진흙탕에 뒹구는 옥이요, 돼지 똥물에 쳐박혀 있는
왕방울 만한 진주였으며, 똥물에 감추어진 거대한 다이아몬드 원석 이었습니다.
 


참 부러운 관상을 지녔기에 한숨만 쉬면서 훗 날 크게되면
술이나 한잔 사라면서 헤어졌었는데 몇 년 후에 돈재미 못지 않게
안목이 뛰어난 여인이 그 후배가 얼마나 대단한 보석인지 미리 알아보고
한번에 
낚아채서 결혼해 버렸습니다.

오로지 처가에는 장인만 이 후배를 알아주고 모두들 사람취급도
않해주는 결혼 생활이 몇 년 지나고 30대 중반으로 향 할 때쯤에
거래처의 사장에 자신의 모든 공장과 기계를 이 후배한테 저렴한
가격으로 넘길테니 사업을 해보라는 제안에 이 후배는 친구들을
찾아 다니면서 의논을 해보았지만 한결같이 냉랭한 대답 뿐이었다고 합니다.

"흥! 거지같은 놈이 사업은 무슨 사업"
"인마 정신차려! 괜히 사기꾼 한테 속아서 이쁜 마누라까지 팔아먹지 말고"
"어휴! 이 등신이 뭐? 사업?, 아주 꼴값을 떨어요..."

이러한 친구들의 멸시와 조롱에 의기소침 해진 이 후배는
마지막에 자신의 아내한테 이 문제를 의논했더니 
다음과 같이 말을 해주더랍니다.

"당신은 큰 사업을 일으킬 능력과 힘이 있습니다.
난 그러한 내 남편을 믿고 있고, 또 지원해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힘 내고 한번 해보세요.
두려워 하지 말구요.
난 내 남편이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믿어요."

아내의 이러한 말을 들은 그 후배는 앞뒤 생각도 않해보고
곧바로 밀어부치기 시작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사업을 외상으로 이전받아 시작한지 수개월이 되자
서서히 돈이 벌리기 시작하더니 어느 시점에는 삼성에서
협력사로 해줄테니 물건을 한번 만들어 보라는 제의가 들어왔고
그 물건을 성공적으로 납품을 하게 되자 수년만에 월 100억원 이상의
큰 기업으로 커져버렸습니다.

그렇게 사위를 사람으로 않보던 장모는 그제서야 후회를 하면서
사과를 하였다는 뒷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몇 년 전에 그 후배가 부친상을 당했는데 군수에 경찰서장은 물론이고
지역구의 국회의원까지 몰려와서 문상을 하는 것을 보고, 그 후배를
멸시하던 친구들은 부끄러워 친구의 엄청나게 변한 모습 앞에서
얼굴도 제대로 들지 못하고 문상만 하고 발길을 돌렸다고 합니다.

그렇게 성공한 그 후배를 벤츠 S클라스 600을 타고 가는 모습을
우연하게 시골에서 본 적이 있었습니다.
참 대단한 그 후배를 미리 알아보고 결혼을 한 그 여인의 안목을
돈재미는 존경하다 못해 경외스럽기 까지 합니다.
Posted by 돈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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