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수씨, 제수씨, 아가씨,
부름 끝말에 '씨'가 들어간 경우가 있는데 이 '씨'를 잘 들여다 보면
아주 중요한 말임을 알수가 있습니다.
옛부터 '씨'는 젖먹이 아기에겐 남녀불문하고 '애기씨', '아기씨'라 불렀는데
이는 아무에게나 그리 부르는것이 아니고 왕가나 지체높은 사대부의 아이에게
쓰던 부름말 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좀 커서 10 여살 전후가 되면 남아는 도련님이나 도령님 이라하고
여아는 아기씨나 아가씨라 하였습니다.
물론 이 아기씨, 아가씨는 미혼인 경우까지만 한정된 부름말이였지요.
그런데 왕가나 지체높은 집안의 아이가 아니고
일반 백성들의 여아나 남아 들은 그냥 '아가'라고 불렀습니다.
일반 백성들의 여아나 남아 들은 그냥 '아가'라고 불렀습니다.
집안 어른들 그리고 동네의 어른들이 아이를 부를때는 대부분 "아가! 너 몇살이냐?"
이런 식이었습니다.
이렇듯 '씨'자를 넣어서 부름말을 들을수 있는 존재는 매우 지체높은 집안의 여아나
여자들 이었음을 알수가 있습니다.
즉 요즘에 직장에서 상사나 동료들이 남녀 불문하고 아무개씨 하고 이름뒤에 '씨'자를
붙여서 부르는 것은 매우 정중하고 높여주는 부름말인 것이지요.
1: 형수씨
그런데 이 '씨'가 친척에게도 적용이 되는데 바로 형수씨와 제수씨 입니다.
형수씨인 경우엔 지역마다 다를수 있겠으나 분명히 구분을 지어야 되는 경우가 있겠습니다.
바로 형수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경우에 해당되기 때문 입니다.
형수라면 대부분 자신보다 나이가 엇비숫하거나 많을 경우가 대부분 이겠으나 형과
자신의 나이차가 연년생 이거나 몇 살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형수의 나이가 자신보다
적을 경우는 얼마든지 있는 것이지요.
예나 지금도 상당할 것으로 봅니다.
이럴때 쓰라고 만들어진 것이 형수씨 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씨'가 들어가면 매우 정중하고 높여주는 부름말이라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형수를 형수님이라 부르지는 못 하므로 나이많은
하인들이나 동네의 지체가 낮은 어른들이 지체높은 집안의 여아나 미혼녀에게 부름말로
쓰던 아기씨와 아가씨의 '씨'자를 뽑아서 형수뒤에 붙여서 형수씨라 했을 것입니다.
그러니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윗 사람에게 부르는 형수나 형수님 외에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형수에겐 반드시 형수씨라 높임말을 써야 되겠습니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형수야 그냥 형수라 부르고 버릇없이 굴어도
그런 시동생을 귀염스럽게 보아서 별스런 문제야 없겠지만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형수인 경우엔 함부로 부름말을 쓰다가는 형수가 나이가
어리다고 시동생이 막 대한다고 오해를 할 수도 있으므로
부름말에 신경을 써야 됩니다.
2: 제수씨
이 제수(弟嫂)씨나 제부(弟婦=아우의 부인은 지어미婦를 씀)는 함께 뭉뚱거려서
부름말로 쓰고 있겠으나 한가지 예외가 있을수 있는데 바로 형수씨의
경우와 같습니다.
현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생의 부인에게는 그냥 제수씨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미 굳어질 대로 굳어진 이 제수씨를 바꾸기는 어렵겠으나 제수씨가 담고 있는
뜻은 알고는 있어야 할 듯 하여 글을 써 보았습니다.
옛 어른들이 괜히 할일이 없어서 부름말을 몇 개씩 만들어 놓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 부름말은 사회에서나 집안에서의 가계 질서와도 관계가 깊으므로 잘 살펴서
거기에 맞는 부름말을 써야 되겠습니다.
제부는 당연히 동생의 부인이므로
자신보다 나이가 어릴 것입니다.
자신보다 나이가 어릴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냥 제부라 부릅니다.
언니가 여동생의 남편을 부르는
제부(弟夫)와는 글자가 다릅니다.
언니가 여동생의 남편을 부르는
제부(弟夫)와는 글자가 다릅니다.
문제는 제수씨 입니다.
이땅의 대부분의 형들은 동생의 부인을 제수씨라 합니다.
헌데 이弟嫂라고 하는 한자를 풀어본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싶습니다.
첫 번째 글자는 아우제(弟)자 이고 두번째는 형수수(嫂)자 입니다.
왜 동생의 부인에게 형수에게나 사용하는 형수'수'자가 들어가 있을까요?
형수는 나이가 어려도 많아도 자신보다는 높은 위치에 있는 존재 입니다.
즉 가족 계열상 자신보다 높은 형수수자가 동생의 부인에게 들어가
있다면 한번 쯤 깊이깊이 생각 해봐야 한다는 것이지요.
가족계열상 자신보다는 낮은 제부(弟婦)가 형수수(嫂)자를 취하여
'제수(弟嫂)+씨' 라는 높임말까지 떡하니 달고 아주버니를 어렵게 만드는
이 제수씨라는 부름말은 바로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동생의 부인에게 부르는
부름말이기 때문입니다.
형제간에 연년생이거나 나이차가 몇 살 않난다면 현재도 연상의 여인과
결혼하는 경우가 많으니 당연히 형보다 나이많은 여자와 결혼을
할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특히나 조선시대만해도 남편이 나이가 어리고 아내가 나이가 많은
경우도 많았으므로 이런 사회적인 특성상 형이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동생의
부인에게 제부라 부르지 않고 나이어린 형수와 비슷한 부름말로 제수씨라 부르게
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땅에 형들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동생 부인에게는 제부(弟婦)라 하고,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동생 부인에게는 제수(弟嫂)씨라 불러야 되지 않을까요?
3: 아가씨
일제강점기를 거치고 광복과 6.25를 거치면서 지체높은 집안의 귀한 여인네의
부름말로 쓰이던 아기씨와 아가씨는 어느덧 아기씨는 사라지고 아가씨가 모든
미혼여성의 부름말에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직업의 귀천을 막론하고 모두가 아가씨로 불려졌었는데 문제는 다방이나 술집,
그리고 오래전에 자취를 감춘 집창촌 여성 들에게 사용되었던 아가씨란 부름말이
천한 부름말로 오해되어 요즘 미혼여성들은 아가씨란 부름말을 싫어한다고 하는데
이는 잘 못 알아도 너무 잘 못 알고 있는 것입니다.
미혼여성들을 대표하는 이 아가씨야 말로 그 탄생 배경에는 지금으로 치자면 고명하고
저명하며 그야말로 상위 몇 프로 안에드는 그런 집안의 미혼녀에게만 불리워지던
부름말인 것입니다.
이런 귀한 부름말인 아가씨가 급격하게 이루어진 근대화와 현대화를 거치면서 전국의
모든 미혼 여성들에게 해당되는 부름말이 되었기 때문에 오해가 생긴 것이지요.
아가씨란 부름말은 매우 정중하고 높임말임을 알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위에 글들은 대학 교수로 재직하다가 그만두고 70대 중반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여러학원이나 기업체 등에 예절에 대한 강의를 다니시는 어르신이 80년대 후반에
하셨던 강의 내용으로 오랜세월 동안 기억 저편에서 아른거리는 것을 끄집어 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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