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해경에 소개된 기이한 짐승 중에 하나인 
성성이는 사람의 말을 할 줄 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것을 잡아 먹으면 귀가 밝아지고 
말처럼 잘 달릴수 있다고 해서 사람들이
잡으려고 덫을 놓는다고 하는군요.

재미있는 것은 사람이 설치한 덫 인데요, 성성이가 잘 다니는 길목에
큰 술동이에다 가득 술을 채워놓고 국자를 놓아 두는데 그 옆에는
강한 끈으로 엮여진 신발을 여러켤레 놓아 둔다고 합니다.

성성이는 무심코 지나가다가 이것을 보고는 덫을 놓은 사람의 
이름까지 큰 소리로 외치면서 욕을 한다지요.

"아무개야! 이 나쁜 놈아, 나를 잡으려고 이런 짓을 하다니...
내가 절대로 않 속는다~아~ 이놈아!
다 안다, 다 알아 이놈아~아~!...
니 애비 아무개도 그랬고, 니 할애비 아무개도 그랬고, 
모두 다 나쁜 놈들이야,
에이! 고약한 놈들 같으니라고..."

이러면서 성성이는 분이 다 풀리지 않았던지 친구 성성이들까지
불러 와서 고래고래 욕을 하고는 가 버린다고 하는군요.

더 배꼽빠지게 하는 것은 이 성성이들이 다시 몰려 와서는 투덜거리면서
술을 마셔보고, 신을 신어보고, 또 다시 술을 마셔보고 신을 신어보고...
이렇게 하다가 나중에는 완전 술에 취해서 서로 이어진 짚신을 신은 채,
칠렐레...
팔렐레...
헬렐레...하면서 


주변을 어슬렁거리다가 사람에게 잡히게 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성성이에 대한 벽화가 고구려의 
덕흥리 무덤에서 발견이 되었습니다.
이 덕흥리 무덤은 서기 400년대에 조성이 되었는데요,
무려 1천 60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습니다.

벽화를 자세히 살펴보면 얼굴은 사람 얼굴인데
몸은 말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고구려 고분벽화는 당시에 매우 중요하게 여기던 생활상을
그 당시 전해지던 설화나 전설의 주인공을 함께 묶어서
새롭게 만들어낸 상상도와 같은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고구려에 있어서는 기마민족 답게 말은 생존에 필요한 
매우 중요한 가축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말을 성성이로 변화시켜서 성성지상(猩猩之象)이란
벽화를 그려 넣었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사실 고구려 벽화에는 무덤 주인의 생존에 생활상과 
사후에 누리길 바라는 염원이 담겨져 있으므로 성성이는
어쩌면 무덤 주인이 사후에 부리게 될 말을 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Posted by 돈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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