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르헨에 있을 때, 잘 따르던 후배 한명이 있었는데
그 당시 영주권을 얻은지 얼마 않되는 상태였었습니다.
그 후배의 생김새는 쉽게 말해서 굉장히 않생긴 사내 였습니다.

키도 165 인데다가 눈은 뜨다만 눈이요 암튼 여러가지로 정말 않생긴
후배였었는데 돈재미와 비교해도 막상막하 였었습니다...ㅋㅋㅋ
이렇게 대단하게 않생긴 돈재미와 그 후배는 아르헨 여인네들에게
파격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아르헨 여인네들한테 왜 좋아 하느냐고 물으면 멋지고 귀엽답니다..ㅎㅎ
멋진것까지는 좋은데 귀엽다는 것에는 상당히 황당함을  느껴야 했더랬죠.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돈재미를 한국 여인네들 한테 인물 평가를 물으면
너나없이 3층 건물에서 떨어진 메주, 혹은 찐 고구마 였습니다.
어느 눈삔 여인네는 너무나 멋져서 한눈에 반했다며 사귀자고 달려든
경우도 있었습니다만...
그런 이상한 현상은 매우 희귀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어쨌거나 이렇게 쌍으로 않생긴 돈재미와 후배는 겁나게 이쁜 여인네들과
잘 사귀었는데 어느 날 후배가 얼굴이 하얗게 되어서는 저한테 하소연을 합니다.

"형 저 큰일났어요.
제가 키가 작다보니 키큰 여자와 사귀는 것이 항상 소원이었는데
며칠전에 공원에 가서 비노(와인)를 잔뜩 마시고 지나가는 여자들을
바라보고 있던중, 웬 쭉쭉빵빵 8등신 S라인 여인네가 지나가는데 
그야말로 천사표 처럼 보이지 뭐에요.
그래서 그녀를 줄기차게 쫓아다니면서 
결국 4시간 만에 꼬시는데  성공 했습니다."


"오...그랬니?
축하한다야..."

"아니에요, 아니에요...축하 해주지 말아요 형...흑흑..."

"야!
도대체 무슨일인데 그래?
속시원히 말해봐."

"글쎄 제가 미쳐도 유분수지 그녀를 꼬시면서 약속하기를 당신만을 
바라보면서 당신을 이 세상에서 최고로 사랑해주겠노라고 철썩같이 
약속을 했지 뭐에요.
그런데 제가 다음 날 술이깨서 그녀를 
다시 만나보니 완전 거인과 소인처럼 된 거에요."

"웬 거인?
웬 소인? 너 시방 뭔소리를 하는겨?"

"그 여자 키가 자그마치 187센치에요.
거기에다 높은굽의 힐까지 신어서 거의 190센치가 넘게 되더라구요.
그녀랑 제가 함께 다니면 마치 거목에 매미가 붙어 다니는 것 같다구요.
형! 저 그녀랑 어떻게 헤어지는 방법 없을까요?"

그 후배의 이야긴 즉슨 그녀의 키가 너무 커서 싫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녀를 직접 만나보고 다시 이야기를 하자고 하였지요.
제가 만나보니 굉장히 예쁜 여인네 였습니다.

까만 흑발이 어깨까지 내려오는데 자연스럽게 
고불고불 한것이 참 보기도 좋았습니다.
까만 눈동자에 백색피부와 백옥같은 치아에 
그야말로 미인의 조건은 모두 갖추고 있었습니다.


다만 한가지 흠이라면 그 후배의 말대로 너무나 큰 키였습니다.
저의 키로도 그녀의 목 근처 밖엔 닿지 못할 정도니 정말 크긴 컷습니다.
후배가 오죽하면 저한테 하소연을 했을까? 싶을 정도로 이해가 되긴 하였습니다.

후배가 그녀곁에 서면 겨우 가슴 쯤에 머리가 닿을 정도였지요.
그래서 거목에 매미란 표현도 잘 어울리는 듯 하였는데
문제는 그녀가 그 후배를 무지 좋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녀의 주장인 즉슨 키큰 남자는 별로 매력이 없고 후배처럼 
작달막한 남자가 섹시하고 사랑스러워서 좋다는 것이지요.
참 가지가지 성격의 사람들이 많지만 그녀처럼 요상한 
이상형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지요.


그래서 저는 그 후배를 잘 달래면서
배부른 투정 하지말고 잘 지내라고 꼬드겼습니다.
우선 그녀의 마음씨가 착한 듯 하였고, 무엇보다도
그 후배를 정말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귀국할때 까지 그 후배는 그녀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행복한 투정만 부리곤 하였습니다.
그 뒤론 잘 살았는지 헤어졌는지는 알수가 없습니다.

Posted by 돈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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