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g long ago...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

산신령 할배가 연못에서 나와 금도끼  은도끼도 주고

호랭이가 담배끊고 2002년 한일 월드컵에 대비하여
다리 알통을 키우던 그때 쯤...

1960년대 말쯤, 그 당시 소주와 사이다는 뚜껑이 지금처럼
세련된 마개가 아니라 
코르크로 된 마개로 되어 있었습니다.
 


요즘이야 집집마다 코르크 마개를 따는 도구가 비치되어 있고
프랑스산이다, 칠레산이다, 하면서 와인바를 갖춰놓고
부부가 로맨틱한 분위기 속에서 와인잔을 부딪치는 
세련미 넘치는 생활을 하고 있지만 불과 1970년대 까지만 하여도
유럽이나 미국의 상류층 영화속 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였습니다.

이렇게 나라가 가난하고 국민들은 헐벗고, 풀뿌리 나무껍질을 
삶아서 허기를 면하던 그 시절...1950년대와 1960대, 그리고
격동의 10년 세월을 지닌 1970대...

오늘의 이야기는 돈재미 형의 말씀으로 구성된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그 당시 제 형은 20대의 청년 이었으며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 였습니다. 

그 당시 소도시와 지방의 술집이나 논과 밭의 풍경은
거대한 댓병으로 만들어진 소주가 있었고, 그 때의 소주 종류는
최고로 큰 댓병, 중간에 4홉들이 병, 지금처럼 2홉들이 병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소주들은 한결같이 뚜껑이 코르크 마개로 되어 있었지요.
그러다 보니 술집이나 농촌과 어촌에서의 소주따는 풍경은 거의 
젓가락을 이용한 코르크 밀어넣기(실수로 밀려들어감)
코르크 후벼파기가 유행했었습니다.

코르크 마개를 실수로 밀어넣든 후벼파든 암튼 이 코르크 마개를
해결 
하고 나면 여지없이 소주병 안에는 코르크 마개의 잔재가 부유물로
'둥~! 둥~!'떠 있었지요.

그래서 이 코르크 마개 찌꺼기를 버리기 위한 행위가 이때부터
소주의 윗부분을 버리게 되었으며, 그 후에도 아무런 이유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소주를 따면 의례히 윗부분의 술을 조금씩 버리는
행동이 자신도 모르게 배워서 행하게 된 것입니다.

60년대와 1970년대 초의 대부분 소주 마시는 방법은 우선 코르크 마개를 따게 된
사람이 소주병의 밑둥을 팔꿈치를 이용하여 '퉁! 퉁!'쳐준다음 코르크
마개를 젓가락을 이용하여 후벼파기로 제거한 후, 술 윗부분에
코르크 마개의 찌꺼기를 버리기 위해 약간만 버리는 행동이 끝나면
술잔에 소주를 부어 마셨습니다.
 


그 후에 도시에서 세련된 생활을 좀 해본 사람이 자신의 고향을
방문하면서 다용도 칼(칼,톱,코르크마개 따개 등등이 한뭉치로 된)을 선물로
가져가서 주었으므로 그것을 지닌 사람은 술자리에서 코르크 마개를 깔끔하게
딸수가 있으므로 무지하게 대우를 받았더랬습니다..ㅋㅋ

술 밑둥을 팔꿈치로 치거나 술을 약간씩 버리는 행동은 수십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간혹 가다가 술 자리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정작 그러한 
행동를 하는 사람은 그 정확한 뜻은 이해를 못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소주에 얽힌 이러한 이야기가 재미 있기도 하지만
우리나라가 그만큼 어렵고 가난했던 시절의 국민적
애환이 담겨져 있는 마음아픈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Posted by 돈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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