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는 일찍 퇴근하였습니다.
이유는 오늘 달구가 좋아하는 스포츠 경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집에와서 시간대를 확인하다가 그만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그 시간에 다른 방송에서는 아내가 좋아하는 드라마가 방송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스포츠 경기는 포기하고 아내가 좋아하는 드라마를 같이 봐주기로
결정합니다.
 
자꾸 속마음은 경기를 보고 싶지만 아내를 위해서 드라마를 같이 보며
아내의 수다도 함께 들어줍니다.
달구네는 여지껏 TV프로그램 때문에 다툰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달구가 대부분 아내가 좋아하는 프로를 함께 봐주었기 때문입니다.
달녀는 그런 남편이 참 고맙고 자랑스러웠습니다.
 
달녀도 스포츠 경기나 9시 뉴스등을 남편이 매우 좋아하는 프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남편이 일찍 들어 온 것이 꼭 보고싶은 경기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달녀도 짐작하고 있습니다.
드라마를 잠시보던 달녀가 달구를 보고는 말합니다.
 
"오늘 보고싶은 경기가 있지?"
"응? 아니 뭐 나중에 인터넷으로 재방송 보면 되"
"드라마는 내일 재방송 해주니까 내일볼께 오늘은 당신 좋아 하는것 보자 응?"
달구는 아내의 표정을 잠시 물끄러미 바라 보더니 빙긋이 웃고나서 
"그럼 그럴까?
 
하면서 경기가 펼쳐지고 있는 방송으로 채널을 돌립니다.
달구가 신나서 환호성을 지르고 아쉬운 표정을 짓거나 하는 모습에 달녀도
함께 맞장구를 치면서 즐거워했습니다.
결국 달구가 응원하던 팀이 이겼고 달구는 아내를 바라보면서 말했습니다.
 
"오늘 정말 신나는 경기였어 당신도 괜찮았지?"
"응, 경기도 경기지만 난 당신이 즐거워했다가 풀이 죽었다가 하는 모습이
더 볼만 하던데?"
아내의 말에 달구는 빙긋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기분도 좋은데 오늘 달콤한 와인 한잔 할까?"
"좋아 좋아 호호호"
달구와 달녀는 주방 식탁에서 와인잔을 부딪치며 수다를 즐겼습니다.



 
말구도 스포츠 경기를 무지하게 즐기는 편이어서 모든 일을 빨리빨리 마무리
짓고 집으로 서둘러 향했습니다.
다행히 막 경기를 시작하려는 시간 이어서 늦지 않았습니다.
말구는 도착하자 마자 TV앞에서 드라마를 보고 있던 아내의 옆에 앉기가
무섭게 채널을 경기가 열리는 방송으로 돌려버렸습니다.
 
갑자기 남편이 채널을 돌려버리자 말녀는 그만 화가 났습니다.
사납게 째려보던 말녀가 날카롭게 소리질렀습니다.
"당신 지금 뭐하는 건데 왜 보고있는 채널을 다른곳으로 막 돌리고 그래?"
말구는 그런 아내를 힐끗 보고는 "지금 굉장히 중요한 경기가 열리고 있단말야"
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했습니다.
 
말녀도 남편의 손에서 리모컨을 홱 낚아채서는
잽싸게 드라마로 채널을 
돌립니다.
말구는 성난 황소처럼 콧김을 푹!푹! 뽑아내며 소리칩니다.
"아니 이여편네가 미쳤나? 지금 드라마가 문제야 앙?"
 
말녀도 이에 질세라 소리칩니다.
"오호 그러셔? 그럼 그 경기가 당신 밥먹여줘? 응? 아니면 떡을줘? 도대체
경기나 이 드라마나 서로 좋아하는 프로그램일 뿐인데 당신 왜 다른사람 생각은 
조금도 않해주고 당신 자신만 생각 하는건데 응? 도대체 내남편 당신, 막말구
왜이리 쪼잔한 남자인건데?"
 
"뭬야? 쪼잔한 남자? 이 여편네가 말이면 다인줄 아나 그냥 확?
이 막말구가 어째서 
쪼잔한 남자라는 거야 앙?"
"지마누라 드라마 보는것도 채트려서 지좋아하는 프로 보는것이
그럼 않쪼잔 
한거냐?"
 
결국 말구나 말녀는 그날 밤 대판 싸우고 아이들을 기죽게 하였으며 
둘다 좋아하는 드라마나 스포츠 경기는 보지도 못하고 서로 각방에서 
분을 삮이며 잠들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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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돈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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